5월9일 메모일기
PM 1:10
오늘도....아침 6:30분 늘 같은 시각에 마취에서 깨어나듯 잠에서 깨어나 눈이 떠집니다....
휑한 방 아무도 없는 방에 홀로 떠지는 눈...
누구를 위한 밥상 차릴 일도 없고 챙겨줘야 할일 없는...
그래서 바쁠 일이 없습니다....
그래서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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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트레칭하고 일어나 밥챙겨먹고 커피 한잔마시고..
씻으려는데 벌써 아이들의 전화가 옵니다...
아하~!! 오늘 애들 학교 안가는 날이지~
공휴일이 퐁당퐁당 있는 샌드위치 데이라 각 학교에 오늘은 쉽니다...
우리센터엔 대부분 아빠랑 같이 사는 한부모 가정이 많아
아빠 출근하고 나면 센터로 달려오는 애들...
"쌤~~앰~~언제 와요??"
"엉~~쌤 빨랑갈께~~~"
씻고 머리도 덜말린 채 센터로 달려왔습니다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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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M 7:00
○○ 아빠가 전화가 옵니다
「 선생님 오늘 ○○ 한꺼풀 벳겨 놓으셨네요 하하하~」
「 네 ㅎㅎㅎ 많이 나오던데요~ㅎㅎ」
「 한 몇킬로 빠졌는거 같네요~~」
「ㅎㅎ 아마도 빠졌을겁니다~ㅎㅎㅎ」
「 감사합니다~~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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점심을 먹는데 ○○가 팔 짧은 원피스를 입고 왔는데...이런~~온몸이~~엉망이다...
「 ○○야 어제 목욕갔다왔냐?? 」
「 아니요~^^* 」
하고 베시시 웃는다...
「 어제 일요일 인데 일요일엔 목욕을 가야징~~ 」
「 아빠가 목욕을 안 델꼬 가요」
「 아빠는 어제 목욕가셨나」
「 네..오빠랑만요....」
「 이런~~목욕탕에 아줌마에게 돈주고 때밀어 달래면 되는데 왜 안델꼬가냐」
「 몰라요~」
「 그럼 오늘 아빠한테 아빠 나 목욕보내주세요~때미는 아줌마께 때밀어 달라고 할께요~~해라~」
「 아빠 밤에는 운동가요~그래서 바빠요~」
○○는 이혼한 한부모 가정의 아이인데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 입니다
오빠는 초등학교 4학년...
아빠가 돈을 잘 버시는 여기 센터의 다른 가정보다 여유가 있는 가정입니다..
그런데 아빠만 여유가 있으십니다...
애들만 두고 저녁에 친구들과 어울리고 술마시고 늦게오시고...
운동 다니시고~^^
애들 옷이랑 몸은 말이 아닙니다...
점심먹고 보일러 온수로 돌려놓고..
교실로 가서 센터 애들 보고
「 화장실 가고 싶은 사람 지금 다녀와라 쌤 목욕탕 청소 해야 한다~
○○는 쌤 목욕탕 청소 도와주고..」
애들이 화장실 이용을 다하고
따뜻한 물로 목욕탕 벽에 물을 뿌려 목욕탕을 데워 놓고
차에 늘 갖고 다니는 목욕 바구니 갖고 와서 ○○ 때를 밀기 시작했습니다..
무진장~ 정말~~ 많이~ 지우개 처럼 일어나는 때~~
아마 한 시간은 넘게 씻긴 듯 합니다 ㅎㅎㅎ
머리도 감겨주고~~예쁘게 닦이니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...
씻고 나니 개운하다고 기분 좋아라 합니다~~^^*
씻겨 준 나도 개운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
ㅎㅎ 나는 여기 모든 아이들의 엄마입니다....그리고 선생님입니다...
우리 아이들이 모두가 착하고 훌륭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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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구청에 서류를 넣었어야 했는데...ㅎㅎ
모래(11일) 아침 일찍 제출해야겠습니다~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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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M 10:20
퇴근 후 씻고 할일 없이 누워서 뎅굴거리다
가만히 생각하니 센터 보일러를 끄지 않고 온게 생각났습니다...
터덜 터덜 밤길을 걸어 센터까지 가서 보일러 끄고 오는데
ㅎㅎ 아무도 나를 잡아가지 않습니다..ㅎㅎㅎ
오는 길에 맥주 두 켄 샀습니다 한개만 먹을 겁니다...
이러다 술꾼 되는 거 아닌지...원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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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M 11:40
참..................미치겠습니다...................
잠이...............안옵니다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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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월...참 외롭지만.....지금은 슬프지만...
홀로가는 길을 선택 했잖어...그치??
지금은 힘들지만....힘들겠지만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잠 들어야지?? 자고 나면....눈떠지면....
또 내일이 오자너?? 또...하루를 살아야지?? 그치??
또 살아내야 되자너?? 살아 내야지?? 그치??
오늘은 울지만..내일은 웃어야지..그치??
힘내 시월... 잘자라 시월아.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