생각/더하는 하루..

5월9일 메모일기

시월의꽃 2013. 4. 24. 12:36

 

PM 1:10

 

오늘도....아침 6:30분 늘 같은 시각에 마취에서 깨어나듯 잠에서 깨어나 눈이 떠집니다....

휑한 방 아무도 없는 방에 홀로 떠지는 눈...

누구를 위한 밥상 차릴 일도 없고 챙겨줘야 할일 없는...

그래서 바쁠 일이 없습니다....

그래서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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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트레칭하고 일어나 밥챙겨먹고 커피 한잔마시고..

씻으려는데 벌써 아이들의 전화가 옵니다...

아하~!! 오늘 애들 학교 안가는 날이지~

공휴일이 퐁당퐁당 있는 샌드위치 데이라 각 학교에 오늘은 쉽니다...

우리센터엔 대부분 아빠랑 같이 사는 한부모 가정이 많아

아빠 출근하고 나면 센터로 달려오는 애들...

"쌤~~앰~~언제 와요??"

"엉~~쌤 빨랑갈께~~~"

씻고 머리도 덜말린 채 센터로 달려왔습니다.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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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M 7:00

○○ 아빠가 전화가 옵니다

「 선생님 오늘 ○○ 한꺼풀 벳겨 놓으셨네요 하하하~」

「 네 ㅎㅎㅎ 많이 나오던데요~ㅎㅎ」

「 한 몇킬로 빠졌는거 같네요~~」

「ㅎㅎ 아마도 빠졌을겁니다~ㅎㅎㅎ」

「 감사합니다~~」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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점심을 먹는데 ○○가 팔 짧은 원피스를 입고 왔는데...이런~~온몸이~~엉망이다...

「 ○○야 어제 목욕갔다왔냐?? 」

「 아니요~^^* 」

하고 베시시 웃는다...

「 어제 일요일 인데 일요일엔 목욕을 가야징~~ 」

「 아빠가 목욕을 안 델꼬 가요」

「 아빠는 어제 목욕가셨나」

「 네..오빠랑만요....」

「 이런~~목욕탕에 아줌마에게 돈주고 때밀어 달래면 되는데 왜 안델꼬가냐」

「 몰라요~」

「 그럼 오늘 아빠한테 아빠 나 목욕보내주세요~때미는 아줌마께 때밀어 달라고 할께요~~해라~」

「 아빠 밤에는 운동가요~그래서 바빠요~」

○○는 이혼한 한부모 가정의 아이인데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 입니다

오빠는 초등학교 4학년...

아빠가 돈을 잘 버시는 여기 센터의 다른 가정보다 여유가 있는 가정입니다..

그런데 아빠만 여유가 있으십니다...

애들만 두고 저녁에 친구들과 어울리고 술마시고 늦게오시고...

운동 다니시고~^^

애들 옷이랑 몸은 말이 아닙니다...

점심먹고 보일러 온수로 돌려놓고..

교실로 가서 센터 애들 보고

「 화장실 가고 싶은 사람 지금 다녀와라 쌤 목욕탕 청소 해야 한다~

○○는 쌤 목욕탕 청소 도와주고..」

애들이 화장실 이용을 다하고

따뜻한 물로 목욕탕 벽에 물을 뿌려 목욕탕을 데워 놓고

차에 늘 갖고 다니는 목욕 바구니 갖고 와서 ○○ 때를 밀기 시작했습니다..

무진장~ 정말~~ 많이~ 지우개 처럼 일어나는 때~~

아마 한 시간은 넘게 씻긴 듯 합니다 ㅎㅎㅎ

머리도 감겨주고~~예쁘게 닦이니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...

씻고 나니 개운하다고 기분 좋아라 합니다~~^^*

씻겨 준 나도 개운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

ㅎㅎ 나는 여기 모든 아이들의 엄마입니다....그리고 선생님입니다...

우리 아이들이 모두가 착하고 훌륭하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.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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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구청에 서류를 넣었어야 했는데...ㅎㅎ

모래(11일) 아침 일찍 제출해야겠습니다~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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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M 10:20

퇴근 후 씻고 할일 없이 누워서 뎅굴거리다

가만히 생각하니 센터 보일러를 끄지 않고 온게 생각났습니다...

터덜 터덜 밤길을 걸어 센터까지 가서 보일러 끄고 오는데

ㅎㅎ 아무도 나를 잡아가지 않습니다..ㅎㅎㅎ

오는 길에 맥주 두 켄 샀습니다 한개만 먹을 겁니다...

이러다 술꾼 되는 거 아닌지...원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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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M 11:40

참..................미치겠습니다...................

잠이...............안옵니다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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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월...참 외롭지만.....지금은 슬프지만...

홀로가는 길을 선택 했잖어...그치??

지금은 힘들지만....힘들겠지만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
잠 들어야지?? 자고 나면....눈떠지면....

또 내일이 오자너?? 또...하루를 살아야지?? 그치??

또 살아내야 되자너?? 살아 내야지?? 그치??

오늘은 울지만..내일은 웃어야지..그치??

힘내 시월... 잘자라 시월아....